주말통신

[스크랩] 9월이 오는 소리(주말통신)

토미할아버지 2011. 6. 22. 14:12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상이변으로 계절을 구체적으로 구분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나는 여전히 계절구분 방법으로 9월부터 가을이 시작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내 방식의 절기구분으로는 내일부터 가을이 찾아옵니다.

긴 방학을 끝내고 새학기를 시작한 겸이 담이가 등교를 하니 두달동안

조용했던 아침이 다시 생기를 찾습니다.

아이들은 봉사활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하지않고 가끔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것

외에는 방학내내 집에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거리가 줄어들어 예전과는 달리 온종일 집에 있을때가 많아진 나는

아이들과 같이 세끼를 꼬박 먹는게 하루종일 밥만 차리는 것 같은

아내에게 어쩐지 미안해서 가끔은 하릴없이 사람들을 만나 식사를 밖에서

해결 하기도 했지요.

남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몰라도 나의 지난 여름은 비도 자주 내리고 예년과 달리

열대야도 없는 그다지 덥지않은 계절이었습니다.

갱년기가 오면 더위를 많이 느낀다고 하던데 갱년기가 찾아올 시기가 이미

지나 노년이 시작된 것 같은 나는 지난 여름 덥기는 커녕 여름내내

창문을 꼭 닫고 잠을 자곤 했습니다.

흔한 휴가한번 다녀오지 않고 특별한 소득도 없이 여름을 다 보냈습니다.

계절은 늘 내가 느끼기도 전에 오고 또 가는 것이지만 이제 또 내 인생

후반기 어느  한 페이지가 될 새로운 계절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밤에 창문을 열면 찬바람이 불어 여름내 집에서 입고 지내던

반바지와 반팔 티를 벗고 겨울 트레이닝복을 꺼내 입었습니다.

어젯밤엔 홑이불을 치우고 솜이 들어있는 두툼한 이불을 어깨까지 끌어당겨

잠을 청했습니다.

저녁에 언덕을 걸어 내려가 동네 분식집에서 만두를 사먹고 올때도

성급하게 가을 옷을 입고 나갔습니다.

 

가을은 외로움의 계절입니다.

북적이던 바닷가 피서객의 모습도, 여름내내 산중턱 내 집 창가 후박나무에

앉아 요란하게 울던 매미도,거리를 활보하던 미니스커트 아래 잘뻗은

여인들의 종아리도 이제는 지나간 축제의 기억으로 잊혀져 갑니다.

짧아진 낮의 길이는 어둠을 일찍 내려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보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저녁에 더욱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입니다.

누군가를 사모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참 행복합니다.

지난주에 식사를 같이했던 어떤 여자분이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 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여자가 더 가을을 앓는게 아니냐고 하던데 가을은

중년의 계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보면 번듯한 배우자도 있고 아이들도 다 성장해서 부러울 것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가을이 오면 지나간 세월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아마도 인생을 4계절에 비교해 볼 때 중년에 보내는 시간이 가을이라서

겨울로 들어서기전에 느끼는 허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9월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작년가을에 수확한 모과열매)

 

p.s-작년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으로 불안하게 맞이했던 2009년도

3분의 2가 지나갑니다..

나로서는 마당에 열리는 모과나 감외에는 딱히 수확할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지만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우리 곁에 왔습니다.

계획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가을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처 : 큰바위 사랑 - 임태희 팬카페
글쓴이 : 담이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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