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통신

[스크랩] 그대(주말통신)

토미할아버지 2011. 6. 22. 14:10

어깨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찾는 병원카운터 간호사 아가씨는 나를 볼때마다

 

늘 "아버님 나오셨어요?"라든가 "아버님 잠깐만 기다리세요"라고 깍듯이 어르신 대접을

 

한다.서른살정도 먹은 여자가 아버님으로 부른다면 거의 할아버지 느낌을 준다는 얘기같아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다.친절하고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꼬박 아버님 아버님이라고 부르니

 

기분나쁜 표정을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하긴 간호사가 보기엔 삼촌뻘은 되는

 

아저씨니까 그렇게 부르나본데 차라리 내 이름을 부르는게 좋을 것 같다.

 

병원이니까 손님이라 부를 수도 없고 환자님이라 부를 수도 없으니 적절한 호칭이 없어

 

제깐엔 존중의 의미로 아버님이라 부르는 것 같으니 이해할만도 하다.

 

흔히 쓰는 선생님이란 호칭도 내가 학생들 가르키는 선생노릇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

 

정확한 호칭이라 볼 수 없고 내 직업을 모르니 아무에게나 쉽게 쓰는 사장님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것 같다.

 

외국어와는 달리 한국어의 미묘한 느낌의 차이 때문에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상대방에 대한 적절한 호칭사용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에 따라 원래뜻과 다른 느낌을 주는 호칭사용이 많아졌다.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때 흔히 쓰는 "언니야"(내가 참 싫어하는 호칭이지만)나 "삼촌아"혹은

 

골프장에서 캐디들이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남자들에게 "O사장님"여자들에겐 "사모님"

 

이라 부르는건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교수든 의사든 부장이든 남자는 모두 사장님이라 부른다.

 

하긴 라운드 하기전에 당신 직업이 뭐냐고 물어봐서 "원장님""기자님""잠시 실직자님"

 

이라고 하기도 웃기는 일이니 딱히 적절한 호칭이 없어 "사장님"이란 단어를 쓰나보다.

 

오래전에 최희준 아저씨가 부른 노래에 길가다 사장님하고 부르니 지나가던 남자들이

 

모두 돌아보더라는 우스운 노래가사도 있었지만 요즘은 호칭도 인플레가 되어서

 

회장님이란 단어도 주위에서 자주 듣게된다.

 

사모님은 스승의 부인을 칭하는 말이니 여자들에게 흔히 존대의 이미로 쓰는 사모님이란

 

단어도 아무에게나 쓸 일은 아니다.

 

당신이라는 단어도 상당한 존중의 의미로 쓰이는 낱말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당신 그러면 안돼!" "뭐?어따대고 당신이야?"등등 변형된 느낌으로 사용될때가 많다.

 

얼마전엔 나보다 서너살은 어린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 "영탁씨!오랫만이에요""영탁씨가

 

전화해 주시면 좋을텐데요?"같이 OO씨라고 이름에 氏자를 붙이면 존대의 의미라

 

생각하는지 영탁씨 영탁씨 할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은데 그런것을 지적하자니 까칠한

 

사람이라 할 것 같고 애들 표현처럼 대략난감이다.

 

오프라인에서 쓰는 호칭도 어렵지만 얼굴을 보지않고 닉네임만으로 상대를 아는 경우도

 

성격이 예민한 나로서는 적절한 호칭사용이 쉽지않다.

 

잘 모르는 상대는 그저 닉네임에 평범하게 님자를 붙이면 될 것 같은데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하고 댓글로 닉네임이 익숙한 분들은 뭔가 조금 더 정감있는 호칭을 불러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명구씨라고 하자니 나이가 조금이나마 많은 분에게 무례인것 같고 명구누님이라고 하자니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은 의미보다 예전에 본

 

무슨 드라마에서 연상의 여인을 꼬실(?)때"누님 예술이나 한번 하시죠?"하던 쿠웨이트 박의

 

느끼한 대사가 떠올라 그냥 오프라인에서 자주 듣던 명구언니라고 부른다.

 

명구누나라고 하자니 어쩐지 내가 아주 나이어린 남자처럼 느껴져서 조금은 익살스럽지만

 

다정한 느낌을 주려고 언니라고 부른다.

 

닉네임을 쓰는 경우는 예를들어 누구나 부르는 덕연님이란 호칭을 쓰기엔

 

어딘지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을 것 같아 덕연언니라고

 

어법에 맞지않는 호칭을 쓰고있다.

 

예전에 여자후배가 탁이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별 이상한 여자 다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오빠라고 부르기엔 변형된 의미의 오빠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오해가 생길까봐 그랬던 것을 요즘들어 깨닫고 있으니 나도 참 둔한 사람인가보다.

 

남자를 언니라고 부를 수도 없었을테니 형이라 불렀나보다.

 

요즘들어 가장 마음에 드는 호칭은 그대라는 단어다.

 

국어학자가 아니니 어원이나 유래는 알지 못하지만 연인이나 친구에게나 다정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존중의 의미도 내포하는것 같아서 자주 쓰고 있는 낱말이다.

 

文語體에 가깝지만 자꾸 쓰다보면 익숙해 질 것도 같다.

 

나중에 번개모임이나 산행에서 볼때 그대라고 불러도 당황해하지 마시길 바라며...

 

 

p.s-어제 일요일 낮엔 서울의 기온이 금년들어 제일 더운 34도 이상을 기록했다고

      하네요.그래도 금년 여름은 열대야도 없고 시원한 날이 많아 견딜만 했습니다.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한번도 쓰지 않고 선풍기를 틀고 지냈는데 산중턱에 있는 집이라

      별로 힘들지 않은 여름을 보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이니 이제 더위도 이번 주가 지나면 물러갈 듯

      합니다.2009년 여름에 맞는 이 더위는 우리 곁에 다시 오지 않을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이 여름을 보내봅시다.

 

 

 

 

 

그 대 / 이문세

그대 고운 두눈은 맑은 호수
파란 하늘이 있는것 같아          

그대 고운 미소는 싱그런 바람        
살며시 내맘을 스쳐가네요           
    

그대의 입술은 붉게 타나요          
눈부신 노을처럼 정말 예뻐요
          
그대 고운 마음씨는 하얀눈 같을걸     
아마도 나는 그대를 무척 좋아하나봐
           
그대의 입술은 붉게 타나요          
눈부신 노을처럼 정말 예뻐요
           
그대 고운 마음씨는 하얀눈 같을걸
아마도 나는 그대를 무척 좋아하나봐




 

출처 : 큰바위 사랑 - 임태희 팬카페
글쓴이 : 담이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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