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얼마전부터 살짝 맛이(?)가기 시작한 내 전화기가 내 목소리는 보내지만 상대편의 목소리를 수신을 못하니 답답해서 전화기 수리를 맡기려 했는데 <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읽은 친구가 오래 쓴거 버리고 새걸로 사라고 하는걸 고집을 부리니 기어코 휴대폰을 하나 개통을 시켜서 들고 왔습니다. 5년동안 쓰던 것과 같은 모토롤라 제품인데 테두리에 누런 금도금을 한 것만 빼면 아주 예쁘고 세련된 것이 마음에 드는 휴대폰입니다. 오랫동안 정이 든 전화기를 버리지 못하고 책상옆에 두고 있는데 저장된 번호를 옮기지 못해서 ㄱ(기억)자부터 일일이 하나씩 새 전화기로 저장시키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집번호와 식구들의 번호를 단축번호의 앞자리에 저장하고 가까운 사람들의 번호를 한자릿수의 단축번호에 저장을 하였습니다. 판매대리점에 가서 2-3천원만 주면 간단히 한번에 다 새 전화기로 이동저장이 가능한것은 알지만 할일없는 휴일에 옛전화기에 저장된 나머지 이름들을 하나씩 꺼내 보았습니다. 예전엔 머릿속에 기억하고 걸 수 있는 전화번호가 많이 있었지만 기계가 대신해 주니 이젠 집이나 가족들의 번호외에는 외우는 번호가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친구는 가끔 자기번호도 잊어버릴 때가 있다고 하던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기계가 가져다준 편리함을 취하면서도 점점 머리가 굳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가끔씩 생기기도 합니다. 기억자에 저장된 이름만 옮기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일년에 한번도 서로 통화하지 않는 번호도 있고 아예 이 사람은 누군지 도저히 생각이 안나는 이름도 있습니다. 거의 통화를 안하는 사람이라도 언젠가 살면서 나에게 도움을 줄지 모른다고 생각되는 번호는 계속 저장을 하고있는 얄팍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혼자 씁쓰레 웃기도 합니다. 통화를 거의 안하고 지내는 사람들의 번호와 기억이 안나는 사람들의 이름이 모래시계와 함게 하나씩 삭제되는걸 보면서 누군가의 휴대폰에 저장이 되어있을 내 이름은 어떤 의미로 보일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스치듯 만나 번호를 서로 나눈 사람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의 휴대폰속에 있을 내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집니다.
용필 아저씨는 살아가는 방법은 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제대로 사는 법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것이 살아가는 방법이라 하는데 내 주위의 모든것들을 사랑해도 잘 안되는 때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까운 친구조차 때로는 나를 이해못하는것 같이 느껴질때는 아직 내가 세상을 사는 방법을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어쩌면 일방적으로 날 이해해 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나의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백이 넘는 긴 세월을 살았지만 아직 바람의 노래가 어떤건지 들어 보질 못했습니다. 거실옆에 붙은 내 작은 서재의 창문으로 가을바람이 불어오지만 노래소리처럼 들리진 않고 그저 늦더위를 식혀주는 느낌만 주는 초가을 저녁입니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을 보내면 사랑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요...
p.s_우리의 희망인 큰바위의 입각소식으로 기쁘게 시작한 한주를 보냈습니다. 온화한 성품과 친화력 그리고 탁월한 능력으로 산적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대 그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큰바위사랑>회원 여러분 모두와 함께 축하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새로운 한 주일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살아가는 방법을 못찾고 헤메고 있던 지난 겨울 출장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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