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통신

[스크랩] 내 마음의 보석상자(주말통신)

토미할아버지 2011. 6. 22. 14:10

얼마전 나의 愛車 마테우스가 쓰러졌습니다.

 

8년 3개월 27만km를 눈이오나 비가오나 아무 불평없이 나의 곁을 지키며

 

내가 가는 모든 길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 마테우스가 청주 가로수길에서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한번도 멈춰 서버린 적이 없어

 

당황스러웠지만 견인차를 불러 정비센터에 데리고 가서 진단을 받아보니

 

라지에이터는 물론,제네레이터,팬벨트,배터리까지 어느 곳 하나 성한 곳 없이

 

모두 탈이 난 상태로 대대적인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탈이나는 것 처럼 자동차도 세월이 지나면서  자꾸만

 

고장이 나나 봅니다..게으런 탓에 정기점검을 꼬박꼬박 받지 않아서인지 제대로 관리를

 

안하니 결국 사단이 난 겁니다.

 

자동차는 어른들의 장난감입니다.

 

차를 워낙 좋아하던 젊었을때는 시도때도 없이 새로 나온 차로 갈아치우니 

 

마누라를 못바꾸니까 차라도 열심히 새차로 바꾸는거 아니냐란 농담도 주위에서

 

듣곤 했습니다.

 

차를 처음 데리고 오면 먼저 이름을 붙여주는 나만의 버릇이 있습니다.

 

85년도 첫번째 구입한 차는 마리오,그후로 한스,안네,마이클 등등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마테우스는 잘 생긴 외모와 넘치는 힘으로 나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한동안 외출을 해서 주차를 할때면 다른 차에 긁히는게 아닌지 모기에라도 물릴세라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예전처럼 사랑하지 않고 조금 소흘히 대했더니 여기저기 흠집도

 

많이 생기고 잔병에 자주 시달립니다.

 

젊었을때처럼 차를 바꾸려니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없을만큼 정이 들어서

 

아마도 늙어서 폐차를 할때까지 내 옆에 둘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어떤 여인은 타던 차를 보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던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애지중지 타던 차를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것은 사실입니다.

 

젊었을때와는 달리 언제부턴가 나의 곁에 있는 물건들에 대한 애착이 강해져서

 

새로운 걸로 바꾸는게 힘들어 졌습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쓰는 휴대폰은 20년전쯤 이동전화가 처음 나올때 모토롤라에서

 

나온 작은 냉장고만큼 커다란 기기를 쓰기 시작해서 5-6년전에 바꾼 모토롤라 레이저란

 

제품에 이르기까지 잔고장이 나면 고쳐쓰고 번호이동을 하면 공짜폰을 준다고 해도

 

바꾸질 않고 오래쓰는데 아마도 손때가 묻은 휴대폰을 버리기가 힘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수많은 휴대폰 기능중에 통화하는것 외에는 문자메세지 주고받기 정도만

 

사용하는 기계치에 가까운 사람이라 어렵게 습득한 모토롤라의 문자쓰기 방식을

 

다른 회사제품 방식으로 새로 배워야 하는게 귀찮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동전화번호도 011로 시작하는 세자릿수 국번을 아직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 나오는 3G폰을 쓰지 못하니 유럽갈때 불편하지만 번호와의 이별조차 아쉬워하는

 

마음이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어떤 친구는 옛날에 만났던 여인들이 전화할까봐

 

안바꾸고 있는거 아니냐고 놀리기도 하는데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옷장을 정리하는 아내는 "이제 안 입는 옷은 좀 버리자"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몇년째 입지도 않고 옷장속에 넣어 둔 옷을 버리지도 않고 있는 내가 딱해 보이나

 

봅니다.예전에 즐겨입던 옷을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래져서 버릴려니 마음이 짠해서

 

매정하게(?) 쓰레기통으로 보내는게 도통 쉽지가 않습니다.

 

편하게 신는 운동화를 가끔씩 사는 것외에 구두도 좋은 걸 사서 몇년씩 신고

 

지금쓰는 시계와 안경도 십년이상 사용하고 있습니다.

 

골프채도 신상품이 좋은게 많이 나오지만 어쩌다 선물로 받는 드라이버나

 

상품으로 타온 퍼터외에는 십년이상 같은 걸 씁니다.

 

남들이 보면 자동차나 신발 옷 지갑을 소위 명품이란 걸 쓰니 과소비 하는 걸로 오해할 수

 

있지만 좋은 걸 사서 오래쓰면 정이 들어서 애착이 가고 절약이 될때도 있습니다.

 

여자를 만나면 정이 들어 헤어지지 못할까봐 두려워 못 만난다고 하면  혹시라도

 

이 글을 내 아내가 보면 "이 인간 이제 간댕이가 부었네"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나만의 보석상자를 하나씩 꺼내 아끼고 쓰다듬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헤어져야 하는 그 순간까지 내 옆에 있는 보석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p.s-입추가 지나도 한낮엔 많이 덥습니다.

      어제 낮에 산길을 걸으니 매미소리가 한창입니다.

      매미소리는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려고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이제 여름이 다가고 있으니 늦기전에 빨리 사랑하자는 뜻이랍니다.

      여름이 얼마남지 않은 것 처럼 나에게 남은 인생도 유한합니다.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으니 더욱 열심히 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한여름 무더위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휴가를 떠난 사람들도

      일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새로운 일주일을 맞이 하시길 빕니다.

 

 (오래된 보석상자에서 꺼낸 빛바랜 사진한장-광화문에 있던 S고 2학년때)

 

 

 

출처 : 큰바위 사랑 - 임태희 팬카페
글쓴이 : 담이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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